주한미군 감축 질문에 “한미동맹에 계속 충실” 즉답 피한 미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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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감축 질문에 “한미동맹에 계속 충실” 즉답 피한 미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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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민종 작성일25-07-05 09:46 조회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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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주한미군 규모·역할 조정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 국방부는 2일(현지시간) 언론의 관련 질의에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강조하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숀 파넬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주한미군 감축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일반적으로 군사 태세 검토에 대해서는 이 단상에서 언급하지 않는다”며 즉답을 피했다.
파넬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한국과 철통같은 동맹을 맺고 있고 한·미 동맹에 계속 충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현재 미 국방부가 진행 중인 해외 주둔 미군 배치 계획 재검토 작업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밝히기 어렵다는 취지로, 한국에 대한 동맹 관계는 유지된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국방부가 주한미군 병력 약 4500명을 괌 등 역내 다른 지역에 재배치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이를 부인했지만 그동안 국방부가 해외 주둔 미군 재검토 작업을 진행해 온 만큼 이와 맞물려서 주한미군 규모·역할도 변화가 예상된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견제를 최우선시하면서 한반도 등 아시아 주둔 미군 역할 재조정 문제가 대두하는 한편, 동맹국에 자국 방위 책임을 확실히 부담하도록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다음달 말 공개 예정인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새 국방전략도 중국 견제 기조에 따른 동맹국의 부담 공유 확대 요구가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주한미군 역할 문제가 향후 열릴 수 있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의제로 다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시가 시립병원의 호스피스 기능을 강화한다. 오는 2027년까지 시립병원 호스피스 병상은 최대 224개까지 늘린다.
서울시는 3일부터 중랑구 망우동 서울시립 북부병원 호스피스 병상을 기존 25병상에서 54병상으로 2배 이상 확대 운영에 들어간다고 이날 밝혔다.
기존의 일반 병동 1개를 전면 리모델링해 호스피스 전담 병동 29병상을 추가로 확보한 것이다. 북부병원은 그동안 1·4인실, 임종실로 구성된 25개 호스피스 병상을 운영해 왔으나, 이번 리모델링으로 2·3인실 등 병실형태도 다양화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초고령사회 속에서 점차 늘어나는 말기 환자 돌봄 수요에 대응하고 존엄한 생의 마지막을 돕기 위해 호스피스 병동을 확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에는 2월 기준 약 760개의 호스피스 병상이 필요하지만 실제 운영 중인 병상(공공·민간)은 289병상에 불과하다.
이번 북부병원 호스피스 병상 추가로 서울시가 운영 중인 시립병원 내 호스피스 병상은 총 145개로 늘었다. 시는 또 내년 하반기부터 동부병원, 서북병원에 호스피스 병상을 순차적으로 늘려 2027년까지 79병상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공공병원의 기능도 강화한다. 호스피스 전문인력을 늘리고, 심리·정서지원 제공 및 가족돌봄 등 통합형 완화의료 시스템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현재 국외출장 중인 오세훈 시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 오전 9시30분 오스트리아 빈의 ‘카리타스 생트 막달레나’를 방문해 호스피스 병동과 재활시설, 데이케어 등 노인통합 돌봄 현황을 살폈다.
이동률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이번 북부병원 호스피스 병상 확대는 ‘삶의 마지막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질문에 공공의료가 선제적으로 응답한 사례”라며 “어르신들이 충분한 호스피스 완화의료 서비스를 받고 존엄한 마지막을 준비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공공 호스피스 환경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무심한 듯 슴슴한 너. 무더운 여름이면 늘 생각나는, 나직하게 불러보는 그 이름. ‘평양냉면’이다. 이처럼 무구하고 질박한 맛의 음식도 없을진대, 이처럼 예송논쟁 저리가라할 번잡스러운 설전과 갈등을 빚어온 음식도 없다. 메뉴 자체로 장르가 된 음식. 탐구와 분석의 대상이 되고 계보도까지 거느린 평양냉면은 단순한 먹거리 이상의 무엇이다.
‘무심한 듯 슴슴한 너’는 페이스북에 기반한 평양냉면(이하 평냉) 동호회 이름이다. 2013년 개설돼 5100여명의 ‘평냉인’을 보유하고 있는 이 모임은 집단지성의 힘으로 전국 방방곡곡 냉면집의 현황과 각종 정보가 실시간 집대성되는 아카이브이기도 하다. 개설자인 김지인씨(그램퍼스 대표)는개성 출신인 외할머니 손에 이끌려 유년기때부터 40년 이상 평냉에 길들어 온 마니아다. 김씨를 포함해 김성준씨(국순당 해외사업부장), 정성익씨(바 801 대표), 이한주씨(디지털터빈 한국지사장), 김종혁씨(모리사와 코리아 대표), 전효재씨(온육집 대표) 등 6명의 평냉인이 지난달 25일 서울 청담동 냉면집 우주옥에 모여들었다. 우주옥은 올 상반기 평냉마니아들 사이에 ‘핫하게’ 떠오른 곳이다. 맑고 깔끔한 육수에 100% 메밀로 반죽한 면, 그 위에 수비드한 홍두깨살을 고명으로 올린 맛과 감각으로 입소문이 났다. 지디가 만든 피스마이너스원 하이볼 같은 ‘힙한’ 평냉이라나 뭐라나. 평냉에 소주 한 잔. 늘상 먹는 평냉이지만 언제나 기대감으로 설렌다는 이들의 평냉이야기에 귀 기울여봤다.
무심하고 슴슴한 그 맛이다. 외양도 수수하다. 하지만 한 그릇의 냉면이 만들어지기까지 인고의 시간과 노력이 있다. 고기를 삶아 맑은 육수를 만들어야 하고 메밀의 양을 적절히 배합해 반죽한 뒤 면을 뽑아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 단순하고 순박한 모습 이면엔 생각지 못한 미학적 여정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때문에 여름철만 되면 ‘냉면값이 비싸다’는 관성적 지적들이 나오는 게 가슴 아프다. 냉면은 비쌀 수밖에 없는 음식이니 말이다.
평냉은 첫입에 매료되기는 쉽지 않다. 어찌 보면 소설 ‘어린 왕자’ 같다. 스무 살 때, 서른 살 때, 또 쉰이 되어 먹을 때마다 맛이 다르다. “기뻤을 때, 마음이 안 좋을 때, 혹은 소주와 곁들일 때. 먹는 상황과 기분에 따라 맛이 달라져요. 이렇게 지루하지 않은 음식은 아마 평양냉면밖에 없지 않을까요.”
‘면스플레인’이라는 말은 평냉 때문에 나왔다. 이렇게 먹어야 한다, 진짜 평냉은 이런 거다… 위작 여부를 감정하듯 평냉의 정체성을 두고 왈가왈부 설왕설래가 오랫동안 이어졌다. 하지만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공개됐던 옥류관의 평냉은 남한의 수많은 마니아를 충격에 빠뜨렸다. 달아오르던 면스플레인도 주춤해졌다. 대신 평냉을 즐기는 인구는 크게 늘었다. 이때를 기점으로 동호회 회원 수도 1000명대에서 3000명대로 껑충 뛰었다.
“엄밀히 말해 남한에 있는 평냉은 ‘서울식 냉면’으로 불러야겠죠. 진짜 평양냉면이라면 북한 고려호텔에서 요리하던 분이 만드는 서초동 설눈을 꼽을 수 있겠네요. 북한 출신 요리사들이 많지만 가장 최근까지 북한에 계셨던 분이거든요.”
마트에서 파는 사리와 동치미 육수를 사서 뚝딱 말아먹는 평냉. 평냉인 입장에선 평냉을 먹은 것으로 칠 수는 없다. 평냉의 핵심은 면장과 육수 내는 이의 손맛이다. 매장에서 면을 뽑아 삶아내는 자가제면은 기본이다. 냉면을 주문한 뒤 작동하는 제면기 소리에 흥분과 기대감이 솟구치기 시작하는 것은 평냉인으로서 포기할 수 없는 즐거움이다. 메밀 100%를 내세우는 곳들도 있지만 전분을 배합해 식감을 차별화하는 것은 점포마다 고유 스타일이므로 절대 기준은 없다. 한때 메밀 원산지를 두고 몽골산, 미국산, 국내산을 따지는 열정이 휘몰아치던 시절도 있었다.
일반인들에겐 여름철이 익숙하지만 평냉인은 때를 가리지 않는다. 평냉을 먹으러 갈 때의 마음가짐도 조금은 달라진다. 제육볶음, 돈가스, 짜장면으로 한 끼 때우러 갈 때와는 다른, 특별한 무언가를 향한 기대감이랄까. 하지만 혼자 가야 할 때가 많은 외로운 음식이기도 하다. 대중적이지만 대중적이지 않은 음식이어서다. “손님을 모시고 유명한 평냉집에 간 적이 있어요. 말로는 좋아한다고 하시던데 막상 나오자 몇 젓가락 뜨고는 안 드시더라고요. 그때 느꼈던 안타까움과 아쉬움 말로 다 못 하죠. 그래서인지 친한 사람 아니고는 권하지 못하겠어요.”
이들에게 평냉은 한끼가 아니다. 가꾸고 다듬어 발전시켜야 할 사회적 자산이다. 종종 주말이면 서너 군데의 평냉집을 돌며 자신들이 사랑하던 맛이 유지되는지 살피기도 한다. 육수의 염도와 온도, 면의 상태는 물론이고 만두의 완성도도 꼼꼼히 체크한다. 하루에 네다섯 군데를 찾아 평냉을 먹기도 한다는 김지인씨는 “팬데믹 전 몇 년간은 리크루팅 사이트를 검색해 오픈을 앞둔 평냉집의 구인 공고를 확인한 뒤 누구보다 빨리 오픈 날짜에 맞춰 먹고 다닌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종혁씨도 “새로운 곳이 생겼다면 제주까지 찾아다녔는데 어느 순간 활화산처럼 늘어나 실시간 쫓아다니는 것은 포기했다”며 웃었다.
평냉은 장충동, 의정부, 우래옥 계열이니 하는 나름의 계보를 갖고 있다. 피란민들에 의해 남한에 정착하고 전수된 음식이다 보니 1세대 노포의 전통이 어떻게 이어졌는지, 그곳에서 일하다 파생·독립한 점포는 어디인지, 새롭게 등장한 곳은 어떤 전사(前史)를 가졌고 잠재력을 드러내는지 등은 맛과 함께 평냉인들이 관심을 두는 주요한 서사다.
“이런 냉면 맛도 모르는…” 평냉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을 질색하게 만드는 면스플레인의 전형이다. 비빔냉면을 먹겠다면, 혹은 좀 새콤달콤한 육수 맛의 물냉면을 고르면 어김없이 날아드는 말. 심지어 계열이 다른 평냉을 선택했다고 이런 비난이 오가기도 한다. 뿐인가. 가위질하면 안 된다, 겨자를 뿌리면 안 된다, 쇠젓가락으로 먹으면 안 된다는 갖은 ‘꼰대스러운’ 주장도 있지만 입맛에 맞게, 원하는 대로 먹으면 된다는 것이 이들의 이야기다.
단 하나. 평냉인이라면 ‘완냉’을 해야 한다는 일종의 법칙은 있다. 이는 면은 물론 국물까지 완전히 마셔 발우공양하듯 깨끗이 비워내는 것이다. 완냉되지 않았음은 평냉에 대한 실례이자 더할 나위 없는 혹평이기도 하다.
폭염이 시작된 지금, 어느 냉면집으로 가볼까. 이들이 즐겨 찾는, 추천할만한 곳들을 물었다.
경평면옥(삼성동)/반죽이 안 되면 문을 닫는 장인정신·하루 딱 300개만 빚는 만두·고객의 테이블을 세심하게 관찰하는 서비스, 광평(삼성동)/한식의 대가가 선보이는 차원 높은 맛·테이블마다 놓인 다시마초도 놓치지 마시길, 서관면옥(서초동)/단메밀과 쓴메밀을 블렌딩해 만든 냉면·점심특선 서관면상 강추, 양각도(일산)/원재료의 특성과 소금 등 조미료의 성분을 분석해 맛을 조합한 정성과 감동이 느껴지는 음식들, 을밀대(일산)/해외에서도 생각나는 냉면의 맛·변함없는 맛과 품질을 유지하는 곳, 진미평양냉면(논현동)/전체적으로 조화로운 맛과 기본기·9년째 미쉐린 빕구르망, 평양면옥(장충동)/평양냉면의 기준 아닐까·술안주로도 이곳 육수가 최고, 평안도 상원냉면(동교동)/제주산 메밀만 쓰는 손꼽히는 집·제육과 편육, 맛보기면까지 훌륭.
인간의 힘 사라진 생태계 기록원전 사고 겪었던 체르노빌도동물 개체 늘고 큰곰까지 출현
상처 회복하는 복원력 ‘놀라움’자연이 재야생화하는 속도보다인간의 파괴 속도 빠른 게 문제
생태학자들은 인류가 지구 생태계에 파괴적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 해가 갈수록 지독해지는 폭염은 흔들림 없는 증거다. 산업화 이후 가공할 속도로 환경을 파괴해온 인간의 힘이 사라진다면 지구 생태계는 어떤 모습이 될까.
답을 찾기 위해 인간이 지구의 지배종으로 등극하기 전의 시간으로 거슬러갈 필요는 없다. 전쟁이나 자연재해, 산업재해, 전염병, 산업 쇠퇴 등의 이유로 버려지고 황폐화된 곳들을 살펴보면 된다. 스코틀랜드 저널리스트 캘 플린은 전쟁, 원자로 붕괴, 자연재해, 산업재해, 경제적 쇠락 등의 이유로 인간이 떠나 ‘섬’처럼 격절된 열두 곳을 방문해 ‘인간 없는 세상’의 풍경을 섬세하게 기록했다.
버려진 섬들캘 플린 지음 | 황지연 옮김문학동네 | 428쪽 | 1만9800원
스코틀랜드 수도 에든버러에서 약 25㎞ 떨어진 웨스트로디언에는 폐석 더미로 이뤄진 산이 있다. 스코틀랜드는 1860년대부터 60여년간 혈암(점토가 굳어져 만들어진 수성암)에서 기름을 뽑아내는 혈암유 생산지였는데, 생산 과정에서 돌조각 등이 섞인 엄청난 폐기물이 나왔다. 그 폐기물들이 쌓이고 쌓여 멀리서도 눈에 띄는 빌딩 크기의 산이 된 것이다.
현지인들이 ‘빙(쓰레기터라는 뜻)’이라 부르는 이 쓰레기산은 1962년 마지막 혈암 광산이 문을 닫고 수십년이 흐른 지금 야생생물 밀집지로 변했다. 이곳에는 붉은토끼풀, 점무늬 난초, 제비난초 등 식물종 350종과 토끼, 오소리, 종달새, 열점박이무당벌레가 살고 있다.
저자는 “한때 황무지였던 곳이 마치 마법을 부린 듯 어느새 생명체로 들썩이고 있었다”면서 이를 ‘회복’ ‘재탈환’이라 부른다. “생태계는 자신의 온 존재를 담아 자력으로 한때의 잔해로부터 새 삶을 구축해내고 있다. 실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 아름다운 것을 창조하며.”
자연은 인간이 일으킨 최악의 원전 사고를 당하고도 기어이 회복에 성공했다. 1986년 4월26일 우크라이나 프리퍄트의 체르노빌 원전 원자로 4호기가 폭발하면서 히로시마에 투하됐던 원폭의 400배에 이르는 방사능 낙진이 발생했다. 프리퍄트를 포함한 총면적 4140㎢ 규모의 지역이 소개됐다. 원전 일대는 ‘죽음의 땅’이 됐다. “임신한 동물은 유산하고, 태아가 뱃속에서 녹아버렸다. 발전소에서 6㎞ 떨어진 곳에 있던 말들은 갑상선 손상으로 죽었다. 소나무 숲 전체가 시들어 갈변했고, 나무는 바늘잎을 떨어뜨리며 쓰러져 죽었다.”
그러나 사고 몇년 후부터 자연은 회복되기 시작했다. “스라소니, 멧돼지, 사슴, 와피티사슴, 비버, 수리부엉이”가 나타났다. 10년 뒤에는 동물종의 개체 수가 두 배 이상 늘었다. 2014년에는 100년 만에 큰곰이 목격됐다. 제1차 세계대전 최대 격전지로 1916년 여름 동안 독일군과 프랑스군이 도합 4000만발의 포탄을 쏟아부어 말 그대로 “시체”가 됐던 프랑스 베르됭도 지금은 신의 축복을 받은 듯 아름다운 자연공원이다.
자연은 맹독성 화학 폐기물로 범벅이 된 곳에서도 생명을 키워낸다. 미국 뉴욕주 스태튼섬과 뉴저지주 사이를 흐르는 아서킬 해협은 한 세기 가까이 버려진 폐선들이 황량한 아름다움을 만드는 장소다. 이 지역 바닷물에는 19세기 말 대량 투기된 산성물질과 20세기 전반에 방류된 다이옥신이 존재하지만 오염물질에 내성이 생긴 생물종들이 살고 있다.
경제적 쇠락이 도시 슬럼화로 이어진 미국 디트로이트는 번성했던 도시라도 한번 방치되면 얼마나 쉽게 ‘야생’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디트로이트는 자동차 산업의 쇠퇴로 인해 1950년 185만명이던 인구가 2019년 68만명으로 감소했다. 주민이 떠난 자리에 집과 교회, 학교와 공장이 남았다. 도시 전체 면적 360㎢ 중 맨해튼보다 넓은 62㎢가 빈 땅이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목조주택을 깃털 같은 잎이 달린 가죽나무가 뒤덮고, 도시 대초원에서 여우와 꿩과 주머니쥐가 허벅지 높이까지 자란 풀밭에 집을 짓고, 매가 버려진 마천루 지붕에 둥지를 틀고, 비버가 강둑을 재탈환하고, 밤이면 도시 서쪽에서 코요테가 우는 이곳은 재야생화가 진행 중이다.”
버려지고 황폐화된 곳이 많을수록 대기 중 탄소를 흡수하는 자연의 능력은 커진다. 버려진 땅이 재자연화를 거치며 숲으로 변하는 ‘천이(遷移)’ 현상 때문이다. 1920년 국토의 21%에 불과했던 에스토니아의 삼림 면적은 소련 붕괴 후 버려진 집단농장 등이 삼림으로 변하면서 국토 면적의 54%로 늘어났다. 선진국의 인구 감소 추세와 중국, 라틴아메리카, 유럽에서 버려지는 농촌이 늘어나는 추세가 맞물리면서 기후대응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적으로 점점 늘어나는 대규모 생태계 복원은 여섯번째 대멸종을 늦출 수 있는 전례 없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문제는 인간이 기후를 파괴하는 속도가 자연이 재야생화하는 속도보다 빠르다는 점이다. 자연은 얼마나 황폐해졌든 회복한다. 인간은 그럴 수 없다.
“온난화하는 기후로 우리 행성은 이제 대멸종을 앞둔 죽음의 단계에 갇혀 민첩하고 발 빠르고 적응력이 빠른 이들만 남게 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 지구도 다시 생명을 피워낼 수 있을 것이다. 지구상에서 일어난 모든 주요 멸종 사건은 폭발적인 진화적 창조성으로 이어졌다. (중략) 전 세계 생물종의 절반이 전멸해도 그 자리에 새로운 생명체가 자랄 것이다. 다만 백만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 개체로서 당연히, 어쩌면 종으로서도 우리는 그 변화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음주운전을 하고 지구대로 출근한 경찰관이 동료 경찰관에 적발돼 해임 처분됐다.
4일 전남 목포경찰서에 따르면, 음주운전을 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입건한 삼학파출소 소속 30대 A 순경을 지난 5월30일 해임 처분했다.
A 순경은 지난 5월 2일 오전 8시30분쯤 목포시 산정동 한 도로에서 술을 마신 채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한 혐의다.
당일 오전 3시까지 술을 마신 A 순경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출발해 파출소로 출근했는데, 지구대에서 함께 근무하는 동료 경찰관이 술 냄새를 맡아 음주운전 사실이 들통났다.
동료 경찰이 측정한 당시 A 순경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였다.
목포경찰서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적발 직후 직위를 해제했고, 이후 징계위원회를 열어 해임 처분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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