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에서 유입된 강한 비구름의 영향으로 전북 전역에 이틀째 폭우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항로와 탐방로가 전면 통제됐고, 철도 운행에도 차질이 빚어졌으나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북도는 17일 오후 남원, 순창, 정읍, 임실, 고창 등 5개 시·군에 호우경보가 발효됨에 따라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2단계를 가동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아직 큰 피해는 없지만 비가 이어지고 있어 침수 우려 지역과 급경사지 등 취약지역 중심으로 긴급 점검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전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누적 강수량은 순창 215.2㎜, 남원 155.2㎜, 고창 102㎜, 임실 90.9㎜, 전주 84.3㎜, 완주 80.6㎜, 군산 77㎜ 등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오는 19일까지 50~100㎜, 많은 곳은 15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기상특보가 확대되면서 교통과 공공시설 운영에도 차질이 생겼다. 군산∼개야 등 5개 항로의 여객선 운항이 전면 중단됐고, 어선 3041척은 인근 항·포구로 긴급 대피했다. 도내 국립·도립·군립공원 10곳의 탐방로 140개 구간도 전면 통제됐다.
철도 운행도 영향을 받았다. 경부선, 호남선, 장항선 일부 구간의 열차 운행이 중단됐고, 고속철도는 일부 구간에서 서행 중이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까지 도로 침수, 나무 쓰러짐, 맨홀 역류 등 49건의 신고가 접수됐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교육 현장도 비 피해를 보았다. 전북도교육청은 도내 17개 학교에서 호우와 낙뢰에 의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중 7개 학교는 건물 누수, 10개 학교는 낙뢰에 따른 정전을 겪었다. 2개 학교는 단축 수업으로 조기 귀가 조처를 했다. 교육청은 응급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상황관리전담반을 구성해 비상 대응에 나섰다.
전북도는 “산사태 위험지역과 상습 침수 구역 출입을 자제하고, 실시간 기상정보를 수시로 확인해 달라”며 도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대한 공세를 확대하는 가운데,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도 이스라엘 정착민과 보안군에 의한 팔레스타인인 살해 및 공격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 시민권을 지닌 주민들이 다수 거주하는 부유한 팔레스타인 마을조차 정착민의 폭력으로 주민이 숨지는 등 공격 대상과 수위가 확대되고 있다. 유엔은 서안지구 정착민 폭력이 최근 20년 사이 최고 수준에 달했다고 밝혔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서안지구 알마즈라 알샤르키야에서 사이풀라 카멜 무살렛(20)과 모하마드 알샬라비(23)가 정착민의 폭력에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플로리다 태생 미국 시민이었던 무살렛은 정착민들의 무차별 폭행으로 숨졌으며, 알샬라비는 총에 맞아 숨졌다.
알마즈라 알샤르키야 마을 주민들은 최근 몇 달 동안 이스라엘 정착민들의 위협에 시달렸다. 정착민은 총을 들고 마을 인근에 나타났고, 이스라엘 보안군은 마을을 바리케이드와 울타리로 둘러싸며 ‘야외 감옥’으로 만들려 했다. 이에 저항하는 마을 주민들 이날 알샤르키아와 이웃 마을 신질 사이 들판에 모여 이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곧 정착민들이 몽둥이를 들고나와 주민들을 폭행하고 총격을 가했다. 그 결과 2명이 참혹한 죽음을 맞고 58명이 부상당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를 두고 “미국 여권 소지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부유한 마을조차 정착민의 폭력 앞에서 안전지대가 아님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 마을의 주민들은 과거 미국으로 이주했지만 대부분 팔레스타인 신분증을 유지한 채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이들은 뿌리를 잊지 않기 위해 이곳에 미국식 대저택을 짓고 여름철에 들르거나 몇 년씩 머물러왔다. “아이들에게 뿌리를 알려주기 위해” “우리 가족이 수백년간 소유해온 땅을 지키기 위해”서다.
대표적인 친이스라엘 인사로 유명한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무살렛의 피살에 대해 “범죄이자 테러 행위”라며 “이스라엘 정부가 철저시 수사해야 한다” 촉구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시민단체 피스나우의 정착촌 감시국장 요나탄 미즈라히는 미국 정부가 정착민 폭력 사태에 대해 이스라엘 정부에 실질적 압력을 가한 적이 없다며 “정착민들의 폭력 행위에 사실상 무처벌이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 인권 단체 예시딘은 2005~2024년까지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인이 팔레스타인인에게 저지른 범죄에 대한 1700건 이상의 경찰 수사를 조사한 결과, 93% 이상의 사건이 기소 없이 종결됐고 기소된 사건의 3%만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밝혔다.
2023년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사이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서안지구에서도 정착민의 팔레스타인인 공격이 급증하는 가운데 미국 시민권자들이 숨지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인 기자 시린 아부아클레, 팔레스타인 미국인 청소년 오마르 모하마드 라비아, 터키계 미국인 인권운동가 아이셰누르 에즈기 에이기 등이 숨졌다.
유엔은 지난 1월 이스라엘 서안지구 북부에서 군사 작전 ‘철의 장벽’을 시작한 뒤 약 3만명의 팔레스타인인이 강제 이주당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이후 이스라엘 보안군은 1400여채의 주택에 대한 철거 명령을 내렸다.
2023년 전쟁 발발 이후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군과 정착민에 의해 살해된 팔레스타인인이 최소 964명에 달한다. 유엔은 지난 6월 정착민 폭력으로 인한 팔레스타인 부상자 수가 100명으로,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유엔은 또한 지난 6월 이후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서안지구 마을의 물 샘과 수자원 인프라를 표적으로 여러 차례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유엔은 점령지에서 민간인을 강제 이주시키는 것은 제네바 제4조약을 위반하는 것이며, 반인륜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 팔레스타인 영토 전역에서 자행되는 살인, 괴롭힘, 가옥 파괴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가자지구에서는 20일 구호품을 기다리던 주민 93명이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숨졌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가자지구 민방위대는 이날 가자지구 북부에 도착한 유엔 구호트럭 행렬에 몰려든 군중 가운데 80명이 사망했으며, 남부 라파 구호소에서 9명이, 남부 칸유니스 구호소에서 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유엔 세계식량계획은 “이스라엘에서 넘어온 식량 트럭 25대가 가자에 진입하자 굶주린 대규모 군중에 둘러싸였고 총격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나는 지금 여기에 있지만 여기에 없다. 오후 6시의 지하철 2호선. 사람으로 가득 찬 틈바구니에 간신히 서 있다. 내 앞에는 나보다 키가 조금 큰 생머리의 여성이 있고 바로 뒤에는 등을 돌린 중년 남성이 손잡이를 잡고 서 있다. 또 그 앞에는 피곤해 보이는 남학생이 휴대폰으로 웹툰을 들여다보고 있다. 일상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이렇게 가까이 있다고 생각만 해도 소스라칠 일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괜찮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 여기 없기 때문이다.
나처럼 이 칸의 모든 사람이 최선을 다해 유체이탈 중이다. 쌀독 안에 든 쌀알처럼 서로 딱 붙어있지만 누구도 그걸 티 내지 않는다. 누군가 한 명쯤은 “아악!” 하고 비명을 지를 법도 한데 말이다. 모두가 휴대폰에 시선을 집중하며 몸과 영혼을 분리하고 있다. 당연하다. 이 지옥에서 영혼을 분리하지 못하면 미쳐버릴 거다. 나는 왜 살아야 하는가?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 악다구니에 끼어 일을 하러 가야 하는가? 갑자기 치밀어 오르는 삶에 대한 회의는 오직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일만이 막아줄 수 있음이다.
오후 6시의 ‘지옥철’다닥다닥 틈바구니 속휴대폰에 시선 집중한 채
백팩으로 머리 ‘퍽’느릿느릿 걷다 급정거막무가내로 비집고 타기출입문 앞 수문장
인간이 싫은 지경을 지나아무도, 아무 말도 않고척척척 집으로 향한다출구를 나서면 비로소 끝오늘도 고생하셨습니다!
갑자기 뒤에서 누가 내 머리를 퍽 하고 친다. 보니 시커멓고 커다란 가방을 멘 남성이다. ‘아 제발 가방 좀 앞으로 메라’ 욕을 속으로 삼킨다. 환승지에 도착해 내리려니 사람에 끼어 내릴 수가 없다. “내릴게요!!”를 우렁차게 외치며 사람들을 마구 헤집는다. 문 앞에 내리는 사람들이 가득한데 그사이에 막 비집고 올라타는 사람들을 보니 성이 난다. ‘내리고 타라, 인간들아! 좀 내리자!’ 문 앞에 서서 휴대폰을 보며 잠시도 옆으로 물러서지 않는 사람들도 부지기수. ‘대체 무슨 수문장이라도 된 줄 아나? 왜 문을 지켜!’
출퇴근 시간에는 승강장에 내려 환승하러 가는 것도 난관이긴 마찬가지다. 하필 내 앞에 휴대폰 보면서 세월아 네월아 걷는 사람이 있다. 심지어 갑자기 우뚝 멈춰서기까지 해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우르르 부딪힐 뻔했다. ‘휴대폰 중독인 게 분명해, 쯧쯧.’ 마음속으로 온갖 욕을 하며 겨우 갈아타는 곳으로 간다. 이쯤 되면 사람이 싫다. 인간이 지긋지긋하다. 평범한 퇴근길 지하철이다.
수도권 지하철은 매일 500만명의 사람을 실어나른다. 1970년대 지하철 1호선이 개통해 지금은 9호선까지 생겼다. 그리고 분당선, 신분당선, 공항철도, 김포골드선, 서해선, 하남검단선, 우이신설선이 추가됐다. 지하철은 마치 살아있는 나무처럼 끝없이 가지를 만들고 있다. 수도권 시민의 발, 식상한 표현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정확한 표현은 없다.
지하철을 혼자 처음 탔을 때를 떠올려본다. 스무살에 서울에 처음 와 최초의 난관이 지하철이었다. ‘대체 어떻게 타는 거지?’ 그때는 후불교통카드도, 티머니도 없었다. 매표소에 가서 줄을 서서 기다리다 내 차례가 되면 1000원짜리를 내며 “화랑대역이요” 하고 목적지를 말했다.
지하철 표를 사고 나서도 한참을 타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을 관찰했다. 어느 구멍으로 표를 넣는지, 표를 어느 방향으로 넣는지 말이다. ‘표를 밀어 넣고 차단봉을 앞으로 밀면서 나가 튀어나온 표를 다시 뽑는다’를 속으로 외우면서 따라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뜨내기 천지인 서울에서 지하철 처음 타는 걸 뭘 그리 부끄러워했는지 모르겠다.
무사히 탄 게 끝이 아니었다. ‘잘못 내리면 어쩌지?’ 내가 내리려고 했던 역을 놓칠까 봐 노선도에서 하나하나 역을 눈으로 짚으며 서 있던 긴장감이 떠오른다. 서울에 온 지 한 달 동안은 환승 자체를 아예 못해서 1호선과 6호선만 타고 다녔다.
그때는 “안국역 가려면 이쪽으로 가는 게 맞아요?”라는 간단한 질문을 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여기 보세요! 막 상경한 촌놈입니다!’라고 누가 손가락질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런데 서울에서 좀 지내보니 이제는 서울 사람들이 나에게 길을 물어본다. 알고 보니 서울 사람들도 자기 동네밖에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요즘도 길을 잃고 “○○행 맞아요?”를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으면 열심히 응대해준다. 자주 가는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은 경의·중앙선, 6호선, 공항철도 총 3개 노선이 지나는 환승역이고 승강장도 많아서 정말 물어보는 사람이 많다.
“저기 서울역 가는 거 어디서 타요?”
“1번 승강장인데요, 거기 한 시간에 한 번밖에 기차 안 오니까 공항철도 타고 가시는 게 나아요.”
“Sorry, where is airport line?”
“Follow this line. But it’s very very far!”
매번 헤매는 사람들을 적절한 통로로 집어 넣어주는 나를 보고 있자면, 코레일에서 나에게 상이라도 하나 줘야 할 것 같다.
지하철은 서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나를 항상 출발지부터 목적지까지 정확하게 데려다주었다. 서울에 온 지 6개월 정도 되었을 땐 벌써 능숙해져 역 이름도 외우고 호선별로 가는 곳도 파악하게 되었다. (참고로 그때는 지도 앱이 없어서 경로 검색 같은 것이 안 됐다. 노선도를 보고 다 알아서 해야 하는 시절이었다) 잘못 내릴까 봐 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쭈뼛거리던 내가 어떻게 하면 앉아서 갈까 연구까지 하기 시작했다.
일단 지하철에서 자리에 앉으려면 빠른 동체 시력과 행동력이 중요하다. 문가에 서서 기대 간다면 몸은 편할지 몰라도 앉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되도록 내릴 것 같은 사람 앞에 서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일단 환승역에서는 기본적으로 사람이 많이 내린다. 이때가 바로 크게 흐름이 바뀌는 빅웨이브다. 여기를 놓친다면 이제 살길은 더 꼼꼼한 관찰뿐이다. 데이트하는 커플은 합정, 망원 등에서 많이 내린다. 중절모를 쓴 신사 어르신은 종로3가에서 내릴 확률이 높다. 고시 책을 들여다보고 있는 학생은 노량진에서 내리고, 가이드북을 들고 있는 관광객은 명동역에서, 과잠을 입고 있는 대학생들은 신촌, 이대, 서강대 등 대학 이름이 붙은 역에서 많이 내린다. 트렁크를 든 외국인이라면 공덕역같이 공항철도로 환승이 가능한 역에서 내릴 것이다.
겉모습으로 파악하지 못했다면 이젠 몸짓언어를 연구할 차례다. 내리는 사람들은 일단 약간이라도 몸을 추스르기 마련이다. 가방을 무릎에 올리고 있었다면 새로 고쳐들고, 손에 뭔가 들고 있었다면 집어넣는다. 그리고 기대있던 몸을 살짝 일으키며 바깥이나 전광판을 보려고 한다. 혹은 끼고 있던 이어폰을 살짝 빼고 방송에 귀를 기울이는 자세를 취한다. 지도 앱으로 현재 위치를 찍어보기도 한다. 이런 사람 앞으로 재빨리 이동하면 앉아서 갈 확률이 높다. (그래서 반대로 내 앞에 사람이 서 있을 때는 자세를 바꿀 때 조심해야 한다. 괜히 내리지도 않으면서 마음만 설레게 할 수 있다)
지하철에는 상석도 있다. 일단 양 가장자리가 모든 사람이 공통으로 꼽는 상석이다. 한 사람이라도 옆에 덜 붙어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기에 자리가 나면 사람들이 자리를 옮긴다. (물론 성급하게 자리를 이동하려다가 원래 자리까지 빼앗길 수도 있다) 하지만 여름이나 겨울에는 바깥 날씨 때문에 가장자리보다는 가운데에 앉는 게 오히려 낫다.
이렇게 힘들게 잡은 자리라도 끝까지 앉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마침 머리가 반쯤 하얀 할머니 한 분이 탄다. 등에 짊어진 가방이 불룩해 무거워보인다. 양보를 해야 하지만 내키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일어나주면 좋을 텐데’ 눈치를 살살 보지만 아무도 일어날 기색이 없다. 다들 스마트폰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어 할머니가 탄 것조차 모른다. 잠시의 고민 끝에 운명을 받아들인다.
“어르신, 여기 앉으세요.”
“어?… 아이구, 고마워요….”
할머니는 ‘사양하고 싶지만 나도 힘들어서 어쩔 수가 없네, 미안허이’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 앉으신다. 나는 그 앞에 서서 손잡이를 잡는다. 그런데 할머니가 의자에 편하게 몸을 기대지 못하고 계속 이쪽저쪽을 두리번거리고 있다. 나는 행동의 의미를 안다. ‘나한테 자리 양보해준 고마운 젊은이에게 새로운 자리 찾아주기’를 하는 것이다!
“저기, 뒤에 자리 빨리!”
다음 역에 도착하자 할머니가 내 옷깃을 건드리며 재빨리 뒤를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마침 자리가 하나 비었다. 나는 총알같이 날아가서 자리에 앉아 씨익 미소를 보낸다. 할머니는 그제야 편안히 자리에 몸을 기댄다.
“이번 역은 연신내, 연신내역입니다.”
드디어 다 왔다. 무릎에 뒀던 가방을 손으로 잡고 카드지갑을 꺼낸다. 이걸 본 30대 여성이 잽싸게 내 앞으로 이동한다. 몸을 일으키자 곧바로 여성이 ‘이 자리는 내가 앉는다’라는 단호한 몸짓으로 몸을 옆으로 돌리고 엉덩이를 들이민다. 그는 앉을 자격이 있다. 존경스럽다.
퇴근길 지하철, 많은 사람이 출구로 나가며 카드를 태그한다. ‘삑삑삑삑 삑 삑삑 삑삑 삑’ 끝없이 이어지는 알림음이 마치 음악 소리 같다. 이 곡의 이름을 ‘퇴근 왈츠’로 지어본다.
아무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척척척 집으로 향한다. 출구를 나서자 오늘도 무사히 끝났다는 안도감이 느껴진다. 그래봤자 내일 또 지옥철로 향해야겠지만 오늘은 굿나잇, 다들 좋은 밤 보내시길.
경기도 버스 요금이 연내에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상폭은 일반 시내버스와 좌석버스 200~300원, 광역버스 400~500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11일 시내버스 요금 조정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한 데 이어 도의회 의견 청취 절차를 진행 중이다.
공청회에서는 2개 안이 제시됐다. 1안은 일반형 시내버스의 경우 현재 1450원(교통카드 기준)에서 1650원으로, 좌석형 버스는 2450원에서 2650원으로 각각 200원 인상하는 내용이다. 또 직행좌석형(광역) 버스는 2800원에서 3200원으로, 경기순환버스는 3050원에서 3450원으로 각각 400원 인상하는 안이다.
2안은 일반형과 좌석형은 각각 300원, 직행좌석형과 경기순환버스는 각각 500원 인상하는 내용이다.
인상안에 대한 도의회 의견은 오는 23일 열리는 도의회 본회의에서 최종 정리될 예정이다. 이후 경기도 소비자정책위원회 심의와 도지사 승인이 이뤄지면 인상 폭이 최종 결정된다. 경기도 소비자정책위원회는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제 인상된 요금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시군 행정절차 이행과 약 8주에 걸친 교통카드 등 시스템 변경 등의 과정이 남아 있다.
경기도의 버스요금 인상은 2019년 9월 이후 6년 만으로, 변수가 없다면 버스 요금은 이르면 추석 전후 늦어도 연내에는 오를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관계자는 “도의회 의견 청취와 소비자정책위원회 심의를 거치면 사실상 인상안이 나온다”며 “아직 인상 시기를 단정할 수는 없으나 연내에는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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