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폴더 1981년 정부 정책으로 시작된 사육곰 산업이 시행 40여 년 만에 막을 내린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사육곰 산업은 2025년 12월 31일 공식적으로 종식된다. 22일 녹색연합, 동물자유연대 등 환경단체 소속 활동가들이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1981년 정부 정책으로 시작된 사육곰 산업이 2025년 12월 31일 공식적으로 막을 내리지만, 멸종위기종인 반달가슴곰을 대상으로 한 만큼 이는 분명 정책 실패”라고 지적했다.
또한 사육곰 산업의 완전 종식을 위해 환경부 장관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환경단체들은 “정부가 보호시설을 일부 마련하기는 하였지만, 여전히 농가에서 고통받고 있는 사육곰을 모두 입식 할 수 없다”며, “사육곰 문제는 동물복지 문제를 넘어 국가가 저지른 생태적·윤리적 오류의 상징”이라고 비판했다.
일본의 섬 숫자가 순식간에 2배 넘게 증가했다. 2023년, 일본의 섬은 6852개에서 1만4125개로 7273개나 늘어났다. 다시 전수조사를 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10만개 이상의 섬을 새로 발견했는데, 바깥 둘레 100m 이상 섬만을 정식 등록했음에도 2배 이상으로 늘었다. 무도하게 일본은 1만4125개 속에 독도를 포함시켰으니 우리 섬 독도를 빼면 그 숫자는 1만4124개다. 일본이 갑작스레 지도 밖의 섬들까지 찾아내 자국 영토로 포함시킨 것은 해상 영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다.
그동안 우리 섬은 정부 차원의 일관된 통계가 없었다. 부처마다 각기 다른 숫자를 발표했다. 혼선이 빚어지자 지금은 국토교통부가 전체 통계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2025년 7월 현재 유인도를 관리하는 행정안전부와 무인도를 관리하는 해양수산부 통계를 합하면 우리 섬은 3399개(유인도 481개·무인도 2918개)다. 하지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최지연 박사가 전자해도와 위성영상 비교 분석을 통해 밝혀낸 섬은 1만2000여개나 된다. 기존 통계치의 약 4배에 달한다.
대한민국의 해상 영토는 육상 영토보다 4.4배나 크다. 해상 영토의 시작점인 영해 기점 23곳 중 20곳이 섬에 있다. 이 섬들로 인해 우리는 더 넓은 영해와 배타적경제수역과 대륙붕 안의 어족자원, 지하자원 등을 가질 수 있다. 섬 통계를 바로 세우는 것은 단순한 숫자 늘리기가 아니다. 해상 영토의 가치를 확장시키는 일이다.
섬 행정을 담당하는 행안부의 노력으로 곧 정부 차원의 섬 통계 재조사가 시작된다. 결과가 나오면 우리는 지금의 4배나 되는 많은 섬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 섬의 가치를 확장해온 행안부의 공이다.
그런데 지난달 25일 전재수 해수부 장관 후보자는 “행안부의 섬 관련 업무를 해수부로 이관시키도록 부처 간 협의하겠다”고 발표했다. 아마도 섬이 바다 한가운데 있으니 주민들이 모두 수산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그런 주장을 편 듯하다. 하지만 전체 섬 주민 중 수산업 종사자는 30%가 안 된다. 수산업보다 농업 종사자가 월등히 많다. 그렇다고 섬 행정이 농림축산식품부로 가야겠는가? 섬은 그냥 바다가 아니다. 바다 위의 육지다. 육지 지역처럼 다양한 산업 생태계가 존재한다. 해양수산만의 획일적 영역이 아니란 이야기다.
행안부·국토부·해수부 등으로 쪼개져 있는 섬 정책이 하나로 통합돼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 주체가 해수부가 돼서는 안 된다. 해수부는 섬의 마을 행정을 해본 경험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섬의 해양과 수산 업무를 하고 있다지만 섬 해양에서는 방파제와 매립 사업 등 토건만 했을 뿐이고 섬의 수산 부문도 인프라 구축이 주된 업무다. 섬이 포함되는 어촌뉴딜300이나 어촌신활력 사업은 그렇잖아도 빈 건물 많은 섬과 어촌에 ‘앵커 건물’ 하나 더 짓는 토건 사업이 핵심이다.
해수부는 신안 가거도에서 1979년부터 현재까지 46년 동안이나 항만 공사를 진행 중이다. 그동안 물경 3600억원의 예산을 쏟아부었는데 2012년 새 시공사가 된 삼성물산은 공사비를 부풀려 예산 200억원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옹진 울도에서는 해수부가 썰물이면 바닥이 드러나 어선들이 대피할 수 없는 입지에 대피항 공사를 해 1000억원의 예산을 탕진했다. 여수에서는 단 3가구 상주하는 작은 섬 부도에 다리 공사를 할 명분이 없자 ‘낚시 관광형 다기능 어항 개발 사업’이란 희한한 이름으로 낚시터 하나 만들면서 194억원의 예산을 썼다. 해수부의 혈세 낭비 사업은 비일비재하다.
어촌뉴딜 등에서도 해수부는 역량이 모자라 어촌어항공단, 농어촌공사 등 다른 기관과 용역업체에 의존하며 파행을 겪었다. 자체 역량이 부족해 외부 기관에 행정을 의탁해온 해수부가 행안부에서 잘하고 있는 섬 행정까지 뺏어가겠다는 것은 과욕이다.
주민 정주 여건 개선에 집중해온 행안부의 섬 행정이 해수부로 이관되면 앞선 사례들처럼 혈세 낭비 공사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간 해수부가 섬 어업을 죽이는 어선 감척 사업을 하는 동시에 어항과 물양장을 만드는 모순적인 토건 정책을 편 것만으로 모자라는가? 잘못된 수산 정책으로 연안 어업을 소멸 위기에 몰아넣은 해수부에 섬의 운명까지 맡겨서는 안 된다. 일본도 섬 업무는 우리 행안부에 해당하는 내각부 소관이다. 해수부는 섬 행정 욕심을 버리고 북극항로 개척과 황폐해진 해양 생태계 살리기와 수산 자원 육성 등 고유 업무에만 집중하는 게 옳다.
일곱 살 내게 우상이 생겼다. 구두쇠 엄마를 몇날 며칠 졸라 서태지와 아이들 1집 앨범을 손에 넣었다. 밤낮 가리지 않고 카세트로 서태지 음악을 틀어댔다.
“난 알아요. 이 밤이 흐르고 흐르면 누군가가 나를 떠나버려야 한다는 사실을…”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이는 안무를 따라 하며 하루에도 수십 번 서태지 흉내를 냈다. 집에 손님이 오면 서태지가 되어 노래와 안무를 뽐냈다. 내가 하도 서태지를 좋아하자 서울 사는 이모는 당시 서태지가 자주 착용했던 모자와 비슷한 베레모를 선물했다. 나는 신이 나서 모자를 쓰고 다녔다. 잘 때조차 그 모자를 벗지 않았다. 누구도 모자에 손대지 못하게 했다. 모자에 달린 가격표는 절대 떼서는 안 되었다. 서태지가 그렇게 쓰고 다녔기 때문이다.
외할아버지의 돋보기를 훔쳐 쓰고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난 알아요’를 쉴 새 없이 외쳤다. 도수가 맞지 않는 돋보기가 어질어질 현기증을 일으켰다. 대롱대롱 매달린 가격표가 내 멋의 정점이었다. 종이로 된 가격표가 바람에 날리며 모서리로 내 얼굴을 찔러 댔다. 세차를 하고 있는 친척 오빠 앞에서 서태지를 보여 주었다. 오빠는 낄낄 웃으며 서태지 아니고 ‘수퇘지’라고 나를 골려 댔다. 나는 약이 올라 오빠를 흘겨봤다. 마실을 다녀오던 외할아버지가 다가와 내게서 돋보기를 벗겨 냈다. 어른 물건을 함부로 손대서는 안 된다는 꾸지람이 머리 위로 떨어졌다. 내가 혼이 나는 중에도 오빠는 계속 수퇘지 타령을 하며 나를 놀렸다. 씩씩대며 집으로 들어갔다. 엄마는 노리고 있던 건지 가위를 들고 다가와 내 모자에 매달린 가격표를 싹둑 잘라 버렸다. 순식간에 당한 뺑소니였다.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마음이 무너졌다. 정말 내가 수퇘지가 돼버린 것 같았다.
중학생 때 봉사활동 간 시설서 맡은 절망의 냄새…이듬해 장애 판정을 받고 그 냄새에 갇혀 살았다그 후 서태지의 “울트라맨이야”를 주문처럼 부르며 결심했다, 어떻게든 일어서 살아가기로
쓰고 있던 모자를 벗어들었다. 그렇게 아꼈던 모자가 더는 서태지스럽지 않았다. 나는 모자를 내팽개치고 이불 속으로 파고들어 세상이 끝난 것처럼 엉엉 울었다. 내가 어찌나 서럽게 우는지 엄마가 다시 실로 가격표를 엮어 모자에 달아주었다. 하지만 나는 그 모자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모자와 가격표가 분리되는 순간 모자는 그저 평범한 베레모가 되었다. 그러자 서태지를 향한 마음도 바람 빠진 풍선처럼 쪼그라들었다.
흥이 식어 버리자 “난 알아요”가 나오지 않았다. 보물처럼 여겼던 서태지 카세트테이프에 먼지가 앉았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해체를 선언하기도 전에 나는 팬을 은퇴했다.
그즈음 동네에 길을 잃은 낯선 이들이 방문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그들은 대다수가 노인이었고 바싹 말라 행색이 초라했다. 자신들이 찾아가는 곳이 어딘지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단지 가톨릭에서 운영하는 시설이라는 정보만 가지고 근교를 헤매고 다녔다. 하지만 동네 어른들은 그들의 목적지가 어딘지 알았다. 시내와 떨어진 외딴 터에 양로원과 종교시설이 들어섰다. 시설을 향한 주민들의 인식은 좋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시골 노인들에게 양로원은 자식들이 부모를 고려장 시키는 곳이었다. 행려병자나 장애인들이 전국에서 그 시설로 모여들었다.
내가 시설에 방문하게 된 것은 초등학교 체험 학습 때였다. 학교는 일 년에 한두 번은 시설을 방문해 견학을 시켰다. 그곳에 도착하면 우리는 커다란 강당에서 영상물을 시청해야 했다. 내용은 다리 밑에서 장애인을 돌보던 한 남자의 일생이었다. 마당에는 그의 동상도 있었다. 시설은 가톨릭 신부의 도움으로 확장되었다. 거대한 부지에 건물들이 계속 들어섰다. 나는 매해 그곳을 방문하며 그 과정을 보았다.
90년대 말 금융위기가 나라를 흔들었다. 간혹 땟국물 줄줄 흐르는 장발의 남자가 동네를 돌며 쌀을 구걸하고 다녔다. 어른들은 시설에서 시킨 것 아니냐며 수군댔다. 소문으로는 시설 앞에 매일 아침 노인들과 장애인들이 버려진다고 했다. 터무니없는 루머는 아니었다.
나는 중학생이 되었다. 학교에서는 주기적으로 순서를 정해 시설로 봉사활동을 보냈다. 주로 양로원에 배치되어 식사 배식을 돕고 건물 청소를 했다. 봉사활동 전 영상물을 시청하는 것도 여전했다.
양로원은 본관에서 언덕을 넘어가야 했다. 부지는 나날이 넓어지고 없던 건물이 새롭게 들어섰다. 무표정한 수녀님들이 감시하듯 우리를 내다봤다. 양로원에 도착했다. 사실 우리가 할 일은 많지 않았다. 어린 학생들에게 시킬 일이 뭐 그리 많겠는가. 그저 명목상 봉사활동이었을 뿐이다. 인솔 교사를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밀폐된 공간에서는 표백제와 노인들의 체취가 뒤섞인 냄새가 났다. 날카로운 악취가 미간을 꾹 찔렀다. 나는 숨을 참았다. 코를 쥔 동급생들도 있었고 토할 것 같은 표정을 짓는 애들도 있었다. 이상스럽게 창문은 모두 닫혀 있었다. 방마다 깡마른 노인들이 빈 동공으로 방문자를 흘깃 살폈다. 어디선가 텔레비전 소리가 흘러나왔다.
봉사자로 보이는 아주머니들이 손걸레를 들고 다니며 청소를 했다. 우물쭈물 눈치만 살피고 있는데 점심 배식이 시작되었다. 우두커니 서 있던 학생들에게도 할 일이 생겼다. 반찬은 기억나지 않지만 국은 멀건 된장국이었다. 오염된 공기 중에 음식 냄새까지 더해지니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봉사자 아주머니들이 능숙하게 배식 지시를 했다. 식판을 받아 노인들에게 배달했다. 어느 방에서 다리가 없는 남자가 두 팔로 기어 나와 식판에 코를 박고 된장국을 떠먹었다. 그의 입에서 침과 국물이 뒤섞여 주르륵 흘렀다. 나는 식판을 나르는 척하다가 밖으로 도망쳤다. 음식 냄새를 맡으니 속이 뒤집혔다. 금방이라도 토할 것처럼 신물이 올라왔다. 코에서 표백제와 된장국 냄새가 떠나질 않았다. 속이 진정되지 않아 싸갔던 김밥도 먹지 않고 자판기에서 콜라만 뽑아 마셨다. 그날 이후로 한동안 나는 된장이 들어간 음식을 먹지 못했다. 된장 냄새만 맡아도 표백제 냄새가 나며 속이 뒤집히고 구역질이 났다.
이듬해 나는 장애 판정을 받았다. 청천벽력 같은 현실을 도무지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내가 시각 장애인이 될 거라고? 내가 왜?’
절망의 올가미가 나를 옴짝달싹 못하게 조여 댔다. 무지했던 나는 완전히 실명하게 되면 평생을 시설에 수용돼서 표백제 냄새가 밴 흙탕물 같던 된장국이나 마시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처참한 미래가 예상되자 하루하루가 절망스러웠다.
2000년 서태지가 ‘울트라맨’을 외쳤다. 나는 그 노래가 세상을 저주하는 주문처럼 들렸다. 한때 우상이었던 그가 또다시 유일한 구원자였다.
“울트라맨. 어렸을 적 내 꿈은 울트라맨…”
복잡한 머릿속과 마음을 털어내고 싶었다. 기도문처럼 울트라맨을 불렀다. 그러면 마음이 조금 진정됐다.
엄마는 내가 고등학교를 장애인학교로 진학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품에 끼고 있다가 본인이 죽으면 어디 시설에 들어가든지 형제들에게 의탁해 살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암담한 미래가 나로서는 그저 혼란스러웠다.
명절 전날이었다. 나는 외갓집에 엄마 심부름을 갔다. 마당을 들어서며 인기척을 내려 하는데 열린 창으로 어른들의 이야기가 새어 나왔다. 내 이름이 거론되고 완전히 눈이 멀면 어쩌냐는 걱정이 이어졌다. 그리고 누군가 읍내 침쟁이 남봉사 얘기를 꺼냈다. 그는 용한 침쟁이로 소문이 나 가정을 이루고 생계를 책임지고 산다는 것이다. 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혼란했던 마음을 정했다.
소리 나지 않게 마당을 되돌아 나왔다. 속으로 울트라맨을 불렀다. 조금씩 걸음에 속도를 높이며 입으로 울트라맨을 노래했다. 손으로 뺨을 훔치며 비명처럼 울트라맨을 외쳤다. 그때였다. 절망과 울분이 내 안에서 깨져 나가며 굳건한 의지 하나가 자리 잡았다. 결코 표백제 냄새 밴 된장국이나 받아먹는 미래를 살지 않으리라. 그날 엄마에게 장애인학교로 떠나겠다고 통보했다. 어떤 기술이라도 배워 내 밥벌이를 하고 살겠노라 말했다. <시리즈끝>
이란이 독일·프랑스·영국 등 유럽 3개국(E3)과 핵 협상 재개를 합의한 가운데 협상을 앞두고 양측 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를 통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유엔 안보리 회원국에 E3가 스냅백 조치를 발동할 법적, 정치적, 도덕적 자격이 없다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스냅백은 2015년 이란이 서방과 체결한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포함된 조항으로 이란이 핵 프로그램 동결·제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유엔의 제재를 자동으로 복원할 수 있도록 한 장치다. E3가 협상 재개를 앞두고 스냅백 적용 가능성을 시사하자 이란이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아라그치 장관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JCPOA를 탈퇴했을 때도 이란은 다른 참여국들에 의무를 준수하도록 설득했다”면서 “그러나 E3는 약속을 저버리고 심지어 미국의 ‘최대 압박’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조하기까지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전력을 가진 자들이 ‘선의’를 주장해서는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어 “E3는 자신들도 지키지 않았던 결의를 남용해 유엔 안보리의 신뢰성을 훼손할 수 없다”며 안보리 분열을 심화할 수 있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이란은 언제나 의미 있는 외교에는 화답할 준비가 돼 있지만, 망상적인 더러운 일은 물리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지난해 4월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핵 협상을 시작했지만, 우라늄 농축 중단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됐고, 이후 이스라엘의 공습과 미국의 이란 핵시설 직접 타격이 이어지며 긴장이 급격히 고조됐다. 이란은 지난달 24일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이스라엘과 휴전에 합의한 뒤에도 우라늄 농축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협력도 잠정 중단했다. 그러나 핵 협상 재개의 여지는 계속 열어둔 상태였다.
이란과 E3는 오는 2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핵 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란 국영 언론에 따르면 첫 번째 회담은 차관급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 사는 아홉살 카람과 열살 루루 남매는 가족을 위해 물을 길으러 갔다가 영원히 가족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누세이라트 난민캠프 물 배급소에서 양동이를 들고 물을 길을 차례를 기다리던 남매에게 이스라엘군이 쏜 폭탄이 덮쳤다. 루루와 카람은 즉사했고 시신은 산산조각났다. 이스라엘군이 ‘오폭’이라고 해명한 폭격으로 이날 어린이 6명을 포함한 10명이 사망했다.
때로 물 배급소 줄이 길어 기다리다 물이 동나는 날도 있었지만 그날은 줄이 길지 않았다. 이스라엘군의 폭격이 없었다면 두 아이는 무거운 물통을 들고 귀가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물통을 손에 든 채 피투성이로 발견됐다. 남매는 전쟁 초반 공습으로 집이 무너졌을 때 잔해 속에서 구조됐고 근처에서 또 다른 폭탄이 터졌을 때도 살아남았다. 어머니 헤바는 “두 번은 살아남았지만 세 번째는 살아남지 못했다”고 19일 가디언에 말했다.
가자지구에선 물 한 통, 쌀 한 봉지를 얻기 위해서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위태로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유엔은 지난 9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21개월간 이어진 전쟁과 4개월의 전면 봉쇄로 가자지구에 깨끗한 물이 공급되지 못해 상·하수 및 위생 시스템이 붕괴됐다고 밝혔다. 연료 부족으로 담수화 설비와 펌프가 작동을 멈춰 식수로 쓸 물을 구하기 어려워졌다. 설사, 황달, 피부질환 등 수인성 질병이 급증하는 등 보건위생이 치명적 위협을 받고 있다.
유니세프는 지난 6월 “가자지구는 인위적인 가뭄에 직면해 있다”며 “남은 정수 시설조차 연료가 없어 작동하지 못하면 아이들이 갈증으로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헤바의 세 아이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18개월 막내는 영양실조에 걸렸고 씻길 물이 부족해 피부 발진에 시달리고 있다. 헤바는 “우리는 배고픈 채 잠들고 굶주린 채 깨어난다. 목도 마르다. 담수화 시설은 거의 작동하지 않는다”며 “전 세계가 다 보고 있으면서도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눈을 감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이 카람과 루루에게 물을 길으러 보낸 것은 식량을 구하는 것보다 훨씬 덜 위험하다고 판단해서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도하는 가자인도주의재단(GHF) 식량배급소 근처에선 매일같이 수십명의 주민들이 이스라엘군의 총격 등으로 사망하고 있다.
19일 GHF 식량배급소 근처에서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최소 38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식량을 구하러 배급소로 가던 가자지구 주민들을 향해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 지난 16일에는 식량 배급을 기다리던 주민 최소 20명이 압사 사고로 숨지기도 했다.
유엔은 지난 5월 GHF 배급소가 문을 연 후 이달 13일까지 875명이 식량을 구하러 가던 길에 이스라엘군의 총격 등으로 숨졌고 이 중 674명은 GHF 배급소 인근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기근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이날 생후 35일 된 아기가 가자지구 알시파 병원에서 영양실조로 사망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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